정석원 하면 공일오비로 데뷔한 프로듀서로 알고 있겠지만, 실제로는 신해철이 있었던 무한궤도에서 일찍이 데뷔했다. 신해철은 대학가요제 대상 후, 무한궤도 앨범을 준비하면서 정석원을 눈여겨봐 영입 제안을 했고, 그렇게 무한궤도의 새 멤버가 된 것이다. 하지만 무한궤도는 단 한 장의 앨범만 남긴 채 해체를 하게 됐고, 그 후 정석원은 회사를 다니던 친형 장호일과, 무한궤도의 베이시스트 조형곤을 데리고 와, 공일오비를 결성했다.
공일오비는 자신이 직접 부르기보다는 ‘객원보컬’을 영입해서 녹음을 했다. ‘객원보컬’이라 함은, 미리 팀에 어울리는 보컬을 뽑아 그에 맞는 곡을 쓰는 게 아니라, 곡을 먼저 쓰고, 그에 맞는 ‘객원보컬’을 그때그때 맞게 영입을 한 것이다. 당시에는 다른 팀들과는 차별되는 굉장히 신선한 방식이었다. 공일오비는 1집부터 윤종신, 최기식, 신해철, 남성교회 어린이 성가대 등을 객원가수로 초빙하여 앨범을 만들었다.
1991년, 공일오비는 2집 타이틀곡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서 국내 최초로 슬로우 랩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전에 랩을 시도한 가수들이야 몇 명 있었지만, 공일오비처럼 느린 템포에서 슬로우 랩을 구사했던 가수는, 공일오비가 처음이었다.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발매되고 10년 후에, 브라운아이즈가 리메이크하기도 했다. 그 곡은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두 번째 이야기’이다.
감정을 조금씩 끌어올리다가 마지막에 확 하고 상승하는 음악을 듣고 싶다면, 아래의 정석원의 음악을 추천하겠다.
윤종신 11집 2번 Track에 있는 곡이다. ‘김연우-이별택시’의 후속곡으로 알려져 있다.
다 올라왔어 한 눈에 들어온
나의 도시가 아름답구나
방금 전까지 날 괴롭히던
그 미로같던 두통같던 그곳이
이토록 아름답다
저기 어디쯤인가 아직 거기 살고 있니
모두들 안녕히 잘 계신지
이렇게 넓은 세상에 우리 만난 건
그것만으로도 소중해
여기서보니 내가 겪은 일
아주 조그만 일 일뿐이야
수많은 불빛 그속에 모두
사랑하고 미워하고 실망하고
그 중에 내 것도 하나
저기 어디쯤인가 우리 이별했던 곳
유난히 택시 안잡히던날
택시 뒷창으로 보인 마지막모습
멀어질때까지 바라본
모두변했겠지 내가 변한 것만큼
그래도 간직하고 있어
너의 그 미소가 나를 향할때 느꼈던
그 포근했던 그 머물 것 같았던
여기 어디쯤인가 우리 자주 만난 곳
많은 약속이 오고 갔던 곳
마치 너의 목소리가 바람에 실려
왜 잊지 못하냐고 묻네
우리 언제쯤인가 마주칠수 있겠지
저 불빛 속을 거닐다보면
먼저 알아 본 사람 나였으면해
난 언제나 바라봤기에
언제나
다비치 두 번째 정규앨범, 다섯 번째 트랙이 있는 곡이다.
오늘 친구와 맛 있는 걸 먹었어
문득 늘 함께 하던 니 생각이 나
난 그냥 눈물이 났어
길을 가다 흘러 나온 그 익숙한 노래
우리 같이 듣던 그땔 생각나게 해…
나 혼자 너무 맛있게 먹어서 눈물이나
예전처럼 너 함께 하고 싶은데
난 세상에서 니가 젤 편했다는 거 아니
누구보다, 오랜 친구보다 더 니가
나 혼자 너무 재밌게 영활 봐 눈물이 나
예전처럼 너 같이 보고 싶은데
난 세상에서 니가 젤 좋았다는 거 아니
그누구도 너를 이길수는 없었어
가끔 내 사진 찍어보내고
일어나면 서로 문자 인사를 하고
그저 그렇게 일상적인 일
그게 미치도록 그리워만 져
나는 그래
우리 싸웠던 기억들 마저 이젠 그리워
너에게 난 어떤 사람이었을까
오늘 있었던 시시콜콜한 얘길 나누며
이 모든 걸 다시 하고 싶어져 너와
뭐든지 함께 했는데
너무 보고 싶어서
니가 보고 싶어서
눈물이나
눈물이
박정현 4집 타이틀 곡. 정석원이 작곡한 노래 중에 가장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이다. 박정현은 ‘꿈에’를 녹음할 당시 처음으로 ‘노래하다 죽겠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16시간 동안 녹음했다고) 마음껏 터지는 오케스트라가 감정을 고조시킨다.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난 너무 가슴이 떨려서
우리 옛날 그대로의
모습으로 만나고 있네요
이건 꿈인 걸 알지만
지금 이대로 깨지 않고서
영원히 잠잘 수 있다면
날 안아주네요 예전 모습처럼
그동안 힘들어진 나를 보며 위로하네요
내 손을 잡네요 지친 마음 쉬라며
지금도 그대 손은 그때처럼 따뜻하네요
혹시 이게 꿈이란 걸
그대가 알게 하진 않을 거야
내가 정말 잘할 거야
그대 다른 생각 못하도록
그대 이젠 가지 마요
그냥 여기서 나와 있어줘요
나도 깨지 않을게요
이젠 보내지 않을 거예요
계속 나를 안아주세요 예전 모습처럼
그동안 힘들어진 나를 보며 위로하네요
내 손을 잡네요 지친 마음 이제 쉬라며
지금도 그대 손은 그때처럼 따뜻하네요
대답해줘요 그대도 나를
나만큼 그리워했다고
바보같이 즐거워만 하는 날 보며 (날 보며)
안쓰런 미소로 (슬픈 미소로)
이제 나 먼저 갈게 미안한 듯 얘길 하네요
나처럼 그대도 (그대도)
알고 있었군요 (꿈이라는 걸)
그래도 고마워요 이렇게라도 만나줘서
날 안아주네요 (주네요)
작별인사라며 (잘 있으라며)
나 웃어줄게요 (줄게요)
이렇게 (이렇게) 보내긴 싫은데
뒤돌아서네요 (서네요)
다시 그때처럼 (떠나가네요)
나 잠 깨고 나면 (잠 깨면)
또 다시 (또 다시) 혼자 있겠네요
저 멀리 가네요 이젠 익숙하죠
나 이제 울게요 또 다시
보내긴 싫은데 보이지 않아요
이제 다시 눈을 떴는데
가슴이 많이 시리네요
고마워요 사랑해요
난 괜찮아요 다신 오지 말아요
아이유 정규 2집 첫 번째 곡이다. 20대 시작을 알리는 아이유에게 잘 어울리는 곡이다. 숨길 게 조금씩 많아지는 소녀의 시점이지만, 그윽하게 나이 든 사람이 들어도, 공감할 수 있다.
오늘도 난 손끝으로
네 앞에서 몰래 편지를 써
유리잔에 맺힌 물로
하나씩 써내려 내 마음을
마주 앉아 나를 본다
고개는 또 숙여지고 (숙여지고)
숨길 맘이 더 많은 난
마치 잘못한 아이 같아
비밀이 참 많아진 나
꺼내기 어려운 얘기만 쌓여간다
그래도 난 꿈을 꾼다
날개를 단 내 맘
밤하늘에 날아가 날아간다
매일매일 거울 앞에
네 맘이 되어서 날 비추며
안 한 듯이 화사하게
어설픈 화장도 배워가며
다가온다 나를 본다
딴 델 봐도 네가 보여
돌아보지 못하는 난
마치 겁 많은 아이 같아
비밀이 참 많아진 나
꺼내기 어려운 얘기만 쌓여간다
그래도 난 꿈을 꾼다
날개를 단 내 맘
밤하늘에 날아가 날아가
너에게 들려진다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 (한 걸음)
좀 더 가볍게 가고 싶어
한 마디 (한 마디) 한 마디 (한 마디)
내겐 왜 이리 힘든 건지
네 향기가 불어온다
내게로 보내는 나 같은 맘인 걸까
네 마음이 (네 마음이) 내게 온다
오늘도 그렇게 외우며 꿈속으로
내 마음을 듣고 있다
간절한 바람이 온 방 안을
채우고 채우다 흘러간다 흘러간다
비밀이 또 늘어간다
곧 헤어질 연인과 자신을 드라마 속에 나오는 인물에 대비하여 가사가 진행되는데, 특히 ‘라스트 씬’이라는 표현이 창의적이다.
우리 방금 또 싸웠어
이랬다 또 화해하겠지
몇 번짼지 이 반복이
하지만 우린 끝내지 못 해
그 누구도 못 꺼낼 거야
이제 끝이란 나쁜 대사를
그렇게 모질게 마무리 할 수 있는
너와 나라면 이미 돌아선지 오래
자 드라마는 마지막회를 향해가는데
계속 아름답기만 할 수 없잖아
누군가 하난 죽도록 미워야 끝이 나겠지
그 역할은 내가 할게
미련 하나 없는 라스트 씬
서로의 기억들 속에서
좋게 남으려 할 필요 없어
어차피 헤어져 그리워 아픈 날들
너에겐 없게 후련히 사라질 악역
자 드라마는 마지막회를 향해가는데
계속 아름답기만 할 수 없잖아
누군가 하난 죽도록 미워야 끝이 나겠지
그 역할은 내가 할게
미련 하나 없는 라스트 씬
마지막 내 말 사랑 안 했어
안 행복했어 지겨웠어 너랑
마주치지도 궁금하지도 마
금방 잊혀질 사람이야
빨리 다른 사랑 시작할거야
자 드라마는 이제 끝났어
음악이 흘러
내내 우리 좋을 때 흐르던 노래
넌 언제나 나의 주인공이었어
슬픈 결말로 너의 뒷모습이라서
니 눈물이라서 미안해
용서해
너의 뒷모습이라서
니 눈물이라서 미안해
고생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