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관객을 위한 소리만 집중한다. 이은미는 처음부터 신발을 벗고 무대에 오른 것은 아니다. 1993년, 무대에 오르기 직전 이은미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허영에 들떠 있는 한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부조리함을 깨달은 이은미는 자신의 허영을 모두 던져 버리고, 진실된 마음으로 무대에 오르기 위해, 그때부터 ‘맨발의 디바’의 삶은 택한 것이다. 이은미는 가요계를 향해 거침없이 비판을 하기도 했다. 특히 어느 월간지를 통해서, 립싱크를 하는 특정 가수를 향해 비판을 한 것이 눈에 띄는데, 이에 해당 가수 팬들에게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영혼을 담아 노래한다.’라는 식상한 말도, 이은미에게는 딱 어울린다. 그녀의 무대를 보면 노래가 꼭 목으로만 하는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그 대신 그녀는, 그동안에 축적된 인생을 소리에 담아 노래한다.
대중들에게 가장 친숙한 노래이자, 이은미에게도 의미 있는 곡이다. 이은미는 ‘애인 있어요’를 자신이 가장 힘들었을 때 찾아봐 준 노래로 뽑았으며, 이 노래 때문에 다시 무대에 설 수 있게 된 곡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애인 있어요’의 가사의 화자가 동성애자라는 해석도 있다고 한다.
아직도 넌 혼잔거니
물어보네요 난 그저 웃어요
사랑하고 있죠
사랑하는 사람있어요
그대는 내가 안쓰러운 건가봐
좋은사람있다며 한번 만나보라 말하죠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있다는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죠
그사람 나만볼 수 있어요
내눈에만 보여요
내입술에 영원히 담아둘꺼야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있죠
그 사람 그대라는 걸
나는 그사람 갖고싶지 않아요
욕심나지않아요
그냥 사랑하고 싶어요
그댄 모르죠
내게도 멋진 애인이있다는걸
너무 소중해 꼭 숨겨두었죠
그사람 나만 볼수 있어요
내눈에만 보여요
내입술에 영원히 담아둘꺼야
가끔씩 차오르는 눈물만 알고있죠
그사람 그대라는걸
알겠죠
나혼자 아닌걸요
안쓰러워 말아요
언젠가는 그사람 소개할게요
이렇게 차오르는 눈물이 말하나요
그사람 그대라는걸
‘우리 두 사람’은 드라마 ‘애인있어요’의 OST이다. 보이는 드라마 제목처럼 이은미의 히트곡 ‘애인 있어요’의 두 번째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이은미는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라이브로 ‘우리 두 사람’을 불렀는데, 주로 콘서트나 가요 프로그램에서 라이브를 했던 이은미가, 드라마 행사에서 노래를 한 것은 처음이었다. 이 노래의 가사 내용은 드라마 ‘애인있어요’의 설정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기억을 읽은 여자가, 자신이 그토록 싫어했던 남편과 다시 사랑에 빠지는 드라마 내용을 시기적절하게 담은 김이나 작사가의 천재성도 엿볼 수 있다.
소리내서 말할 수 없고
지울래도 지울 수 없는
그대, 왜 늦으셨나요
다시 나를 찾아오는게
정말 나는 괜찮았는데
그럭저럭 웃어 왔는데
이젠 난 온통 거짓말
내가 뭘 할 수 있나요
죽을만큼 미워했던 맘도
또 못된 욕심도
다 사랑이었다는 걸
눈부시게 사랑했다는 걸
믿을 수 있는 건
다 알고 있는 건
온 세상 속에 우리 두 사람
눈을 감고, 문을 닫았죠
그대밖에 보이지 않게
이젠 나를 꼭 안아줘
잠시 행복할 수 있게
죽을만큼 미워했던 맘도
또 못된 욕심도
다 사랑이었다는 걸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해도
믿지 않는대도
사랑이라는 걸
내 마지막 난 너였다는 걸
넌 나였다는 걸
우리가 기억하면 돼
그 누구도 몰라도 괜찮아
잊어도 괜찮아 우리의 사랑을
알고 있잖아
우리 두 사람
오직 내 사람
녹턴 뜻 : ‘조용한 밤의 기분을 나타낸 서정적인 피아노곡. 몽환곡. 야상곡’
이은미는 윤일상으로부터 ‘녹턴’을 처음 받고, 굉장히 많이 울었다고 한다. 당시 윤일상 작곡가도 관계 속에서 받은 상처와 우울증으로 시달렸는데, 이은미 또한 번아웃 증후군, 우울증에 아파하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노래 ‘녹턴’은 같은 시련을 겪고 있는 작곡가와 가수가 ‘아픔’이라는 매개체로 시너지를 폭발한 곡이라 할 수 있다. 이 노래도 화자가 동성애자라는 해석이 있다.
그 동안 잘 지냈나요
먼저와 기다렸어요
꼭 다문 그대 입술이
왠지 오늘 더 슬퍼 보여
무슨 일 있었나 봐요
초조해 숨이 막혀요
떨리는 그대 눈빛에
자꾸 눈물이 흘러 내려요
이미 나는 알고 있어요
어떤 말을 하려 하는지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
꿈은 여기까지죠
그 동안 행복했어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헤어지기엔 아름답죠 그렇죠
이미 나는 알고 있어요
어떤 말을 하려 하는지
미안해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
괜찮아 울지 말아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녜요
대답 해봐요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의 말 따윈 믿지 마요
꿈은 오늘까지죠
운명에 우릴 맡겨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내 사랑 그대 이제 나를 떠나가요
햇살이 눈부셔
눈을 감고 말았죠
흐르던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가까스로 일어나도
다시 휘청거려요
이제는 정말 끝인가요
보란듯이 살거야
나약해지면 안돼
그사람보다 더 행복해져야돼
절대 뒤돌아 보지마
이런 못난 가슴아
왜 혼자서 난 멈출줄 모르니
사랑해서 후회없다던
사랑해서 보내준다던
잔인한 거짓말
어떻게 그럴수 있어
사랑한다면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이별했죠 이별한거 맞죠
심장이 미쳐서
아직도 착각하고 있나봐요
미련한 내가
나조차 너무 싫은데
서러움에 내 맘이 무너져요
정말 지운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나 울죠
당신 없는 나 이렇게 살아요
사랑해서 후회없다던
사랑해서 보내준다던
잔인한 거짓말
어떻게 그럴 수 있어
사랑한다면
왜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이별했죠 이별한거 맞죠
심장이 미쳐서
아직도 착각하고 있나봐요
미련한 내가
나조차 너무 싫은데
서러움에 내맘이 무너져요
정말 지운건 아닌지
덜컥 겁이나 울죠
당신 없는 나 어떻게 살아요
피아니스트 이루마가 작곡으로 참여한 곡이다. 평소 이은미는 이루마의 음악을 즐겨 들었었고, 이루마 또한 이은미를 존경했다고 한다. 이에 이은미는 이루마에게 곡 의뢰를 하여, ‘오늘을 마지막처럼’이 탄생한 것이다. 이 곡은 이루마의 서정적인 피아노 소리와 이은미의 호소력 있는 보컬을 담고 있다. 기존의 이은미가 추구했던 폭발적인 가창력을 잠시 숨겨두고, 담담하게 곡을 이끌어 간 것이 특징이다. 이은미는 ‘오늘을 마지막처럼’ 노래의 의미를 이렇게 밝혔다.
이은미 : “마리오네트 인형과 같은 삶이지만 하루하루를 소중히 하고 사랑하면 살겠다.”
또 하루가 지나간다
헛된 바람과 욕심들은
맘껏 아무리 비워내봐도
삶은 무겁기만 하구나
늘 쫓기듯 살아왔지
쉼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참 평범하게 살아가는 건
이 세상만큼 어렵구나
지나온 길은 지나온 대로
어차피 우린 잠시 이곳에 머무르다 갈 뿐
내 안에 숨 쉬는 아련한 오랜 꿈들이
언젠가 내 두 눈앞에 마주하는 그날까지
어김없이 또 주어진 날을 살아간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언젠간 전부 사라질 것들
시작이 있다면 끝이 있듯 머무르다 갈 뿐
내 안에 숨 쉬는 허기진 오랜 꿈들이
언젠가 기다림 끝에 마주하는 그날까지
어김없이 또 가슴에 품고 살아간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오늘을 마지막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