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고 계신가요? 저는 현재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지만, 딸 같은 두 강아지를 무지개다리 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떠나보낸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마음 한편에는 두 반려동물의 따뜻함과 한(恨)이 아직까지 남아있습니다.
오늘은 반려동물(고양이, 강아지 등) 관련 노래 다섯 곡을 들고 왔습니다. 예삐(yeppi)를 기억하며 신중하게 선곡하였으니, 좋은 마음으로 감상해주시길 바랍니다.
이효리가 유기동물 보호를 위해 만든 재능 기부 노래, ‘기억해’입니다. 이 노래의 전 수익금은 유기동물보호소 이전 비용으로 쓰였다고 합니다.
가파른 계단 위
눈부신 담벼락
나른하게 쏟아져 내린
내 기억엔 따뜻했던 햇살
공중에 떠 있던
붉은빛 풍선이
기운 없이 떨어져 내린
그 텅 빈 오후 느닷없이
달려 나와 내 품에 안겨
날 반겨주던 하얀 널 본 순간
한 번의 입맞춤과
따뜻한 체온
낮은 울음소리 속삭이듯
두 눈 가득히 무언가 하고픈 말
날 기억해
달려 나와 내 품에 안겨
날 반겨주던 하얀 널 본 순간
한 번의 입맞춤과
따뜻한 체온
낮은 울음소리 속삭이듯
두 눈 가득히 무언가 하고픈 말
날 기억해
로이킴이 키우고 있는 반려견, 싼쵸의 시점으로 쓰인 곡이라고 합니다.
화려한 불빛들
그리고 바쁜 일상들
뒤에 숨겨진
초라한 너의 뒷모습과
하고 싶은 일 해야만 하는 일
사이에서 고민하는
너의 무거운 어깨를 위해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었지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늘 여기로 오면 돼
어두운 방에서 홀로 누워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너를 위해
현실 속에
무너져 내리는 가슴을 잡고
또 길을 나서는 너를 위해
너의 발걸음이 들릴 때
웃으며 마중을 나가는 게
너에게 해줄 수 있는
나의 유일한 선물이었지
어디 아픈 덴 없니
많이 힘들었지
난 걱정 안 해도 돼
너만 괜찮으면 돼
가슴이 시릴 때
아무도 없을 땐
늘 여기로 오면 돼
여기로 오면 돼
2007년에 발매된 ‘강아지 이야기’ 앨범에 수록된 곡입니다. 이 앨범에는 이지형의 ‘백구’뿐만 아니라, 다른 아티스트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만든 노래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젠 엄마가 없는 어린 꼬마
백구가 너무 가여워서
내가 너의 아빠가 되어주고 싶었어,
그 언제까지라도
이런 내 맘을 너는 알고 있는지
이리 저리로 폴짝 뛰어 다니며
이른 아침에 잠이 깨면 곁에서
동그란 눈으로 날 바라보았지
그러던 어느 날이야,
서울 사는 할머니가 많이 아프셔서
다급한 아빠를 졸라 백구까지 안고서
서울로 올라갔지
수많은 그 사람들 속에
아빠의 손을 잡고 걸어가다가
그만 백구의 끈을 놓쳐서
낯선 곳에서 너를 잃어버렸지
새하얀 꼬마 백구 음음음
귀여운 나의 백구 음음음음
그날 밤 아빠는 힘없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렸고
나는 백구 생각에 아침이 올 때 까지
정말 많이 울었어
어디에 있는 거니,
우리 백구는 하루 종일 난 너만 생각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위에서도
몇 번씩이나 뒤를 돌아보았지
한동안 아침이 오면
네가 없는 마당에 물끄러미 앉아서
너의 생각이 날 때면
노란 나비를 쫓아 풀밭 길로 걸었지
그 길엔 네가 있을 것만 같았어,
철없는 개구쟁이 나의 백구야
소나기 퍼붓는 밤이 온다면
어느 지붕 밑에라도 피해있으렴
새하얀 꼬마 백구 음음음
귀여운 나의 백구 음음음
너의 집 조그만 지붕에 쌓인 기억 너머로
해와 달은 저물어
꽃은 피고 지면서 쓸쓸해진 바람에
다시 계절은 가고
언제나 네가 좋아하던 그 길에
흰 눈이 소복소복 내려오던 날
이젠 내 키보다 한 뼘 작아진
대문을 열고 밖을 나서려는데…
새하얀 꼬마 백구 음음음
귀여운 나의 백구 음음음
난 너무 깜짝 놀랐어,
개구쟁이 백구가 동구 밖 저 멀리서
나에게 달려오잖아,
새까매진 두발로 숨을 헐떡거리며
얼마나 찾아 헤맨거니 백구야,
한눈에 나는 너를 알아보았어
두 팔로 널 안은 내 눈에선 눈물이
백구의 하얀 얼굴 위로 흐르네
새하얀 꼬마 백구 음음음
귀여운 나의 백구 음음음
‘반가워요 잘 지내나요’는 ‘고양이 이야기’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고양이 이야기’는 위에 소개된 ‘강아지 이야기’와 결을 같이 하는, 컴필레이션 앨범입니다.
반가워요 잘 지내나요
요즘은 바쁜가요
또 만나요 다음번엔
맛있는 밥을 먹어요
전화할게요 가끔 연락해요
안녕 안녕
즐거운 나의 하루
반가워요 오랜만이에요
얼굴 좋아졌네요
하는 일은 다 잘 되나요
모두들 건강한가요
다음 만날 땐 꼭 술 한잔해요
안녕 안녕
안녕 안녕
즐거운 나의 하루
즐거운 나의 하루
신해철이 키웠던 병아리 얄리를 떠내 보낸 감정이 표현된 곡입니다. 1974년에 얄리가 떠나고, 신해철은 이 노래를 1994년에 썼고, 2014년에는 신해철이 얄리 곁으로 떠났습니다.
육교 위의 네모난 상자 속에서
처음 나와 만난 노란 병아리 얄리는
처음처럼 다시 조그만 상자 속으로 들어가
우리 집 앞뜰에 묻혔다
나는 어린 내 눈에 처음 죽음을 보았던
1974년의 봄을 아직 기억한다
내가 아주 작을 때
나 보다 더 작던 내 친구
내 두손 위에서 노래 부르면
작은 방을 가득 채웠지
품에 안으면 따뜻한 그 느낌
작은 심장이 두근두근 느껴졌었어
우리 함께한 날은
그리 길게 가지 못했지
어느 밤 얄리는 많이 아파
힘없이 누워만 있었지
슬픈 눈으로 날갯짓하더니
새벽 무렵엔 차디차게 식어있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 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눈물이 마를 무렵
희미하게 알 수 있었지
나 역시 세상에 머무르는 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을
설명할 말을 알 순 없었지만
어린 나에게 죽음을 가르쳐 주었네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너의 조그만 무덤 가엔
올해도 꽃은 피는지
굿바이 얄리 이젠 아픔 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
굿바이 얄리 언젠가 다음 세상에서도
내 친구로 태어나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