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비켜라. 흰 와이셔츠를 두른 웅렬 장군이 등장했으니, 모두 길을 비켜라.
웅렬 장군은 성스럽고 위대한 존재다. 나약한 너희들은 웅렬 장군을 기쁜 마음으로 받들어 모셔라.
훈련으로 완성된 웅렬 장군의 몸은 완벽하다. 그의 몸에 나타난 고된 훈련의 결과에 경배를!
이 얼마나 고귀한가? 그에 대한 존경심을 마구마구 표현해라!
여인은 웅렬 장군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며 애원했다.
여인 1 : “오! 장군님. 저희 가게에 와서, 변기에 오줌 한 번 놓아주세요. 그러면 한 평생 소원이 없겠습니다.”
이에 웅렬 장군이 답했다.
웅렬 장군 : “에헴!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지. 거기 소변기는 튼튼한가? 정말로 내 오줌 파워를 견딜 수 있겠느냐?”
여인은 감동했다.
여인 1 : “오! 웅렬 장군님! 웅렬 장군의 오줌 파워는, 거프의 갤럭시 임팩트에 버금가는 것을 소문으로 익히 들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오늘을 위해 가게의 소변기를 튼튼한 것으로 준비해두었습니다. 부디 저희 가게에 성수를 내려 주소서.”
여인의 말을 들은 웅렬 장군은 기분이 째질듯이 좋았지만, 애써 그것을 자제하며 절도 있게 말했다.
웅렬 장군 : “에헴! 그곳에 나의 성수를 뿌릴지는 쫌 생각해보도록 하지. 다른 곳도 들려봐야 하거든!”
여인 1 : “오! 장군님! 부디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시고 저희 쪽으로 오시길 바랍니다!”
그렇다면 웅렬 장군은 왜 이토록 멋지단 말인가?
도대체 언제부터 이런 미친 매력을 뿜어 내길 시작한 것일까?
처음부터 그랬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 비결은 무엇일까?
오늘은 당신의 여러가지 궁금증을 풀어주고자 한다.
그러니까 그의 멋짐 비결을 특별히 글로써 공개하고자 한다.
(웅렬 장군께 특별히 허락 받아 적는 글이다. 끝까지 집중해 주시길 바란다.)
지금의 웅렬 장군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 그 멋짐의 비결!! 그것은 바로…
그가 가지고 있던 치명적인 ‘상처’에 있다.
(사실 지금 입고 있는 저 흰 와이셔츠도 원래 피로 온통 젖어 있었다!!)
물론, 그도 처음 와이셔츠에 피가 번져가는 것을 보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 금방 멈출 것이라고 생각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아주 진한 피의 번짐은 수 십 년 간 멈출 줄 몰랐다.
손으로 막으면 피가 멎었다. 근데 다른 부위에서 피가 솟아 올랐다. 다시 그 부위를 막았다. 그런데 또 다른 곳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막으면 터지고, 또 막으면 다른 곳에서 피가 터지고…
그때부터 그는 눈 내리는 겨울에 연병장을 쓸고 있는 새벽 군인처럼, 무의미한 작업을 계속 되풀이 했다.
결국 그의 흰 와이셔츠는 솟구치는 빨간 피에 항복하여 온 구간이 축축해졌다.
당황한 웅렬 장군은 너무 아파서 비명을 지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꽤 자주 오열하기도 했다.)
스스로 이 모든 것을 끝내고 싶은 생각도 했다. (그것은 이 많은 ‘상처’의 원인을 한순간에 끊어버리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세상을 등지는 선택도, 시기가 맞아야 할 수 있다. 아주 다행히 그가 불운한 선택을 다짐하는 순간마다 무언가 어긋났다.
결국 그는 스스로의 극단적인 선택도 하지 못한 채, 억지로 살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와이셔츠가 그렇게 피에 젖어 살에 딱 달라붙은채로, 온 몸의 모양을 적나라하게 들어낸대도, 그는 살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웅렬 장군은 이 절망적인 상황을 어떻게 이겨냈을까?’
일단 웅렬 장군은 자신의 상처에 아랑곳하지 않고 베풀기 시작했다. 그는 그가 좋아하는 벗들에게 무언가를 하염 없이 주기를 원했다. 베푸는 것은 그를 가장 기분 좋게 하는 취미 중 하나였다. 때로는 벗들의 심심한 반응에 서운한 그이기도 했지만, 그럴수록 그는 베푸는 것 그 자체에 의미를 두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주위 벗들이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다. (웅렬 장군만큼 그 벗들도 진국이었다!)
벗들은 웅렬 장군의 베풀기에 미치진 않았지만, 그의 상처를 ‘진심으로 위로’하기 시작했다. 그냥 위로도 아니고 ‘진심으로 위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그 차이에는 같이 아파하는 것에 있다. 자기가 아파할 상황이 아닌데도 억지로 본인을 대입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심으로 위로’를 뜻한다.
‘베풀기’와 ‘위로’.
웅렬 장군은 이 두 가지를 신나게 번갈아 겪으며, ‘상처’를 하나 둘 치유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상처를 받았던 속도만큼 치유도 그 속도를 따라갔다!)
그렇게 그의 ‘상처’가 치유되며, 이제 치유될 ‘상처’가 반 쯤 남았을 무렵.
그는 더 이상 외부의 요인이 아닌, 자신이 살아가야 할 이유를 깨닫기 시작했다. 마치 자신이 800년 만에 깨어난 조이보이임을 깨달은 루피처럼, 해방의 드럼을 들은 웅렬 장군은 정확히 다음과 같이 세상을 향해 선언했다.
“나는 많은 여인들이 선망하는 사나이로 태어났다. 부모님께서는 나에게 아주 큰 키, 그것도 아주 적당히 큰 키, 그러니까 여자들이 폭 안기면 딱 기분 좋은 키와 가슴과 덩치를 주셨다. 나의 짙은 쌍꺼풀, 반짝이는 눈, 폭 파인 보조개와 촉촉한 입술은 사람의 얼굴 가장 적절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씻지 않아도 샤넬 향수 향이 나는 나의 체취는 샤넬에게는 아주 큰 영업적 손실일 것이다.
또한 나는 주위를 가든 168로 만드는 특유의 기운을 타고났다. 나와 30분만 대화를 하면 그 어디든 클럽 노래가 흘러나온다. 내가 있는 그곳이 송크란 축제이자 할로윈 축제인 것이다.
게다가 나의 이 어마어마한 정력들을 어떻게 썩힌단 말인가? 나의 정자들은 마구 뿌려져야 한다. 그걸 묵힌다면 그건 국가적 손해를 넘어 인류적 손해다.
이에 나는 앞으로 나를 ‘웅렬 장군’으로 칭하겠다. 너희도 앞으로 나를 ‘웅렬 장군’으로 부르거라.
그리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나의 씨를 뿌리겠다. 나를 본 여인들은 그 즉시 나를 향해 다리를 벌리거라.”
이 선언과 동시에 그의 셔츠는 원래 색깔(흰색)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웅렬 장군은 훈련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훈련이 힘든 건 그에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스스로 존재 의의를 깨달은 남자에게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
태국의 한 거리. 오늘은 처음 웅렬 장군이 데뷔하는 날.
첫 데뷔인 그이지만, 그가 훈련을 시작할 때부터, 그의 위상은 이미 전세계에 퍼져있었다.
태국의 여인들도 웅렬 장군을 처음 목격하였지만, 그 위상을 익히 알고 있기에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소리치기 시작했다.
“오! 웅렬 장군님 부디 저와 함께…”,
“오! 장군님 부디 저희 가게에…”
“오! 웅렬 장군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거리의 끝과 끝을 걸으며, 가장 먼저 씨를 뿌릴 대상들을 쭉 스캔한 웅렬 장군.
그리고 그 거리의 맨 끝에서, 그는 아주 흡족한 모습과 함께, 여태까지의 고생을 보답 받는 느낌으로 이렇게 말했다.
“씨발 이게 휴가지”
역시나 호방한 웅렬 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