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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인가 저주인가


하느님 아버지! 대상포진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저희 아버지의 아픔을 저에게 주소서!

이건 아버지의 치유를 위한 기도이자, 저를 향한 저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매일매일 죽일 듯이 싸우는 저 커플에게 이별을 허락하소서!

이건 각자의 행복을 바라는 기도이자, 이제 서로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는 저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다른 사람의 일도 도맡아 하는 천성 때문에, 다니는 직장마다 고생하는 저 사람에게 ‘대충’을 선물하소서.

이건 100이 되어야 안심하는 자에게, 80의 의미도 깨닫게 하는 기도이자, 남은 20을 받은 다른 이에게는 저주입니다.


하느님 아버지! 놀이동산에 가는 이 아이에게, 웨이팅 없이 놀이기구를 탈 수 있게 도와주십쇼!

이건 A놀이기구의 도파민이 식기 전에 B놀이기구를 타게 하기 위한 기도이자, 그 덕분에 저 끝 줄로 밀어 나서 웨이팅에 이미 지쳐버린 저 아이에게는 저주입니다.


오! 아버지! 과연 제가 원하는 것은 기도인가요? 저주인가요? 혹시… 기도가 곧 저주는 아니겠죠?

오! 전능하신 하느님 아버지! 제 기도 방법이 잘못됐길 바랍니다.

부디 당신의 지혜가 저에게 닿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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