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연 작사가는 결론부터 말하고 싶어 하고, 이야기를 빙빙 돌리는 데에 힘들어한다고 해요. 이러한 그녀의 성격이 첫 가사 두 줄에 고스란히 나와있는데요. 심지어 이 두 줄로 부르는 사람의 상황을 단 번에 알 수가 있는게 신기하더라고요. 박주연 작사가의 첫 줄이 얼마나 대단한지, 제가 좋아하는 그녀의 곡을 추천드리고자 합니다.
가사 첫 줄 :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 너
남자가 경험한 첫사랑부터 군대, 다른 이와 시작한 삶을 이 곡 안에 모두 담겨 있어요. 본인이 경험하지 않고는 쓰기 어려운 가사인데, 어쩌면 이렇게 잘 표현했는지 신기할 따름입니다.
작사과정에서 하나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드리면, 아래처럼 정석원 작곡가의 요청으로 가사가 수정된 부분이 있다고 해요. (원래 가사라면 당시 20대였던 윤종신이 유부남으로 오해 받을 수 있겠죠?)
수정 전 가사 :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믿고 사는 한 여자와, 잠 못 드는 나를 달래는 내 아기의 숨소리 만이
수정 후 가사 :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믿고 있는 한 여자와, 잠 못 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 너
그때가 너도 가끔 생각나니
뭐가 그렇게도 좋았었는지
우리들만 있으면
너의 집 데려다 주던 길을 걸으며
수줍게 나눴던 많은 꿈
너를 지켜주겠다던 다짐속에
그렇게 몇해는 지나
너의 새 남자친구 얘길 들었지
나 제대하기 얼마 전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커졌었지만
오늘 난 감사드렸어
몇 해지나 얼핏 너를 봤을때
누군가 널 그처럼 아름답게
지켜주고 있었음을
그리고 지금 내곁엔
나만을 믿고있는 한 여자와
잠 못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
새학기가 시작되는 학교에는
그 옛날 우리의 모습이있지
뭔가 분주하게 약속이 많은
스무살의 설레임
너의 학교 그앞을 난 가끔 거닐지
일상에 찌들어 갈때면
우리 슬픈 계산이 없었던 시절
난 만날수 있을테니
너의 새 남자친구 얘길 들었지
나 제대하기 얼마전
이해했던 만큼 미움도 커졌었지만
오늘 난 감사드렸어
몇 해지나 얼핏 너를 봤을때
누군가 널 그처럼 아름답게
지켜주고 있었음을
그리고 지금 내곁엔
나만을 믿고있는 한 여자와
잠 못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
가사 첫 줄 : 언젠가 마주칠 거란 생각은 했어
“당신에게 가장 슬픈 노래는 뭐예요?” 라고 누가 묻는 다면, 저는 이 노래를 주저 없이 추천해주고 싶어요.
언젠가 마주칠거란 생각은 했어
한눈에 그냥 알아 보았어
변한것 같아도 변한게 없는 너
가끔 서운하니
예전 그 마음 사라졌단게
예전 뜨겁던 약속 버린게 무색해진대도
자연스런 일이야
그만 미안해 하자
다 지난 일인데
누가 누굴 아프게 했건
가끔 속절없이 날 울린 그 노래로 남은 너
잠신 걸 믿었어
잠 못 이뤄 뒤척일때도
어느덧 내 손을 잡아준
좋은사람 생기더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이대로 우리는 좋아보여
후회는 없는걸
그 웃음을 믿어봐
믿으며 흘러가
다 지난 일인데
누가 누굴 아프게 했건
가끔 속절없이 날 울린 그 노래로 남은 너
잠신 걸 믿었어
잠 못 이뤄 뒤척일때도
어느덧 내 손을 잡아준
좋은사람 생기더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이대로 우리는 좋아보여
후회는 없는걸
그 웃음을 믿어봐
먼훗날 또 다시
이렇게 마주칠 수 있을까
그때도 알아볼 수 있을까
라라라 라라라
이대로 좋아보여
이대로 흘러가
네가 알던 나는
이젠 나도 몰라
라라라 라라라
가사 첫 줄 : 그대 어깨 위에 놓은 짐이 너무 힘에 겨워서
박주연 작사가 하면 변진섭 노래를 빼놓을 수 없어요. ‘숙녀에게’, ‘너에게로 또다시’ 등도 유명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를 제일 좋아해요.
그대 어깨 위에 놓은 짐이
너무 힘에 겨워서
길을 걷다 멈춰진 그 길가에서
마냥 울고 싶어질 때
아주 작고 약한 힘이지만
나의 손을 잡아요
따뜻함을 느끼게 할 수 있도록
어루만져 줄게요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때론 내가 혼자뿐이라고
느낀 적이 있었죠
생각하면 그 어느 순간에서도
하늘만은 같이 있죠
아주 작고 약한 힘이라도
내겐 큰 힘 되지요
내가 울 때 그대 따뜻한 위로가
필요했던 것처럼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앞서가는 사람들과
뒤에서 오는 사람들
모두 다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우리가 저마다 힘에 겨운
인생의 무게로 넘어질 때
그 순간이 바로 우리들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사랑이 필요한거죠
가사 첫 줄 : 모두 다 받았죠. 그냥 있어준 것 만으로
이 노래는 김형석 작곡가가 작곡 전에 가사만 보고, 펑펑 운 곡으로 유명한 곡이에요.
모두 다 받았죠.
그냥 있어준 것 만으로
어디에 있어도 느끼는 햇살 같았어요.
감사할 뿐이죠
마지막이예요. 거짓말 하기는 싫어요.
슬프게도 너무 잘 알죠.
같은 공간에선 갗이 살 순 없어.
서로의 걱정은 하지 마요.
무슨 말인지 알겠죠?
사는 동안에는 못 볼거에요.
저기 어둠 속 저 달의 뒷 편처럼
나 죽어도 모르실테죠.
사라져도 모를 저 먼 별처럼
잊어주는 것도 나쁘진 않아.
잊을 수 있는 추억, 그게 어딘가요.
알겠죠.
이제부터 우린 이 세상에 없는 거예요.
외워두세요
날 웃게 해줬죠.
그렇게 웃을 수 있었다니
내가 원했던 모습으로 이끌어준걸요
세상을 준거죠
이제 이런 애긴 그만 하죠.
무슨 말인지 알겠죠?
사는 동안에는 못 볼거에요.
저기 어둠 속 저 달의 뒷 편처럼
나 죽어도 모르실테죠.
사라져도 모를 저 먼 별처럼
모두 돌고 돌아 제 자릴 찾고 사라졌던
별이 다시 태어날 때쯤
그 때쯤 우리 꼭 만나요.
그때는 꼭 혼자 있어줘요.
외워두세요.
가사 첫 줄 : 니가 없는데도 해는 뜨고 또 지고
이 노래는 원래 임창정이 먼저 작사했다고 한 곡으로, 처음 곡을 공개했을 때, 반응이 좋지 않아, 박주연 작사가에게 곡을 맡겼다고 해요. 자신의 가사도 괜찮다고 생각한 임창정은, 새로운 가사로 절대 다시 부르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박주연이 작사한 것을 보고 바로 녹음실 문을 열어 새로 불렀다고 하네요. 게다가 임창정은 이 곡으로 첫 대상을 차지하게 되는 쾌거를 이루게 되죠.
니가 없는데도 해는 뜨고 또 지고
창너머 세상은 하나 변한게 없어
삼켰었던 내 슬픔이 갑자기 커져왔어
내가 살고 싶던 삶이란 이게 아닌데
아마도 운명이 나를 잘 몰랐기에
우리의 인연을 엇갈리게 했나봐
이 세상에서 나에게 허락되지 않은건
함께 있고 싶은 사람과 함께 있는것
하지만 난 사랑했잖아 살아있었던거야
네 곁에서 함께 했던 날동안
그걸로 됐어 나를 완전히 태울 수 있었던
축복을 내게 줬으니
참아볼게 잊어도 볼게 널 위해서라면
허나 그래도 안되면 기다릴게 그때 또 다시
온몸에 품어도 바람은 흘러가고
밤새워 지켜도 꽃은 시들겠지만
하늘 아래 니가 있어 오늘도 난 눈부셔
널 향한 마음엔 시작만 있는 이유로
하지만 난 사랑했잖아 살아있었던거야
네 곁에서 함께 했던 날동안
그걸로 됐어 나를 완전히 태울 수 있었던
축복을 내게 줬으니
참아볼게 잊어도 볼게 널 위해서라면
허나 그래도 안되면 기다릴게 그때 또 다시
가사 첫 줄 : 나는 떠날 때부터 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
조용필이 직접 박주연에게 전화하여 작사를 의뢰한 이 곡은, 박주연이 가장 아끼는 곡이라고 해요. 그녀는 이 가사를 조용필의 심정으로 썼다고 하네요.
나는 떠날때부터
다시 돌아올걸 알았지
눈에 익은 이자리
편히 쉴수 있는 곳
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
난 어디 서 있었는지
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너를 보낼때부터
다시 돌아올걸 알았지
손에 익은 물건들
편히 잘수 있는 곳
숨고 싶어 헤매던 세월을 딛고서
넌 무얼 느껴왔는지
하늘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건 모두 잊고 산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건 옆에 있다고
먼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가사 첫 줄 : 안아주면 돼 너의 마음속에 울고 있는 아이는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혹 있다면, 이 곡을 꼭 들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어요.
안아주면 돼 너의 마음속에 울고 있는 아인
온전히 지금 행복할 수 없던 슬픔의 기억들
햇살이 넘쳐도 닫힌 네 맘으론
너를 따뜻하게 할 순 없어
늘 떠나갔던 사람들 기댈 곳 없던 날들
아무런 잘못도 네겐 없던 거야
이제는 웃음은 웃음으로 사랑은 사랑으로
받아들이면 돼 그렇게 하면 돼
행복해져도 돼 이젠 자유롭게
원하고 원했던 꿈을 사는 거야
감춰도 감춰도 돋았던 너의 날개를 펴고서
꿈꾸던 세상으로
You can fly away
I can see you fly away
너를 아프게 했던 모든 게
얼마나 작은 거였는지
And you can fly away
I can see you fly away away
어제도 아닌 내일도 아닌
이 순간을 사는 거야 그대
박주연의 가사 잘 쓰는 비결?
- 중1 때부터 쓴 일기 : 작사를 할 때, 어떤 내용으로 곡을 이끌어야겠다고 정하고 나면, 웬만하면 일기 안에 재료가 있다고 해요.
- 유연한 수정 과정 : 작사 과정에서 수많은 수정 과정도 유연하게 하는 박주연은, 작곡가가 수정을 요청하면 그에 맞는 대체 단어들로 바로바로 교체 한다고 해요. Ex) 갑자기 => 불현듯, 느닷없이, 문득
- 편한 발음 : 가수가 부르기 편한 발음으로 작사를 하는데, 자신이 불러보고 편한 발음이면, 가수도 편한 발음이라고 해요.
- 곡을 듣고 받는 느낌 : 작사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곡을 듣고 받는 느낌이라고 해요. 그 예로, 오래전 그날의 가이드를 처음 듣고, 20살에서 30대까지의 남자의 성장과정을 써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요. 어떤 과정으로 도대체 어떻게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그녀는 이렇게 답했어요. 박주연 : “저도 몰라요,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